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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지구촌산책
그애와 나랑은 / 이장희 그애와 나랑은 비밀이 있었네 그애와 나랑은 남몰래 만났네 그애와 나랑은 서로가 좋았네 그애와 나랑은 사랑을 했다네 하지만 지금은 그애는 없다네 그애를 만나면 한없이 즐거웠네 그애가 웃으면 덩달아 웃었네
그건너 / 이장희 모두들 잠드는 고요한 이밤에 어이해 나홀로 잠못 이루나 넘기는 책 속에 수많은 글들이 어이해 한자도 뵈이질 않나 그건 너 그건 너 바로 너 때문이야 그건 너 그건 너 바로 너 때문이야 언제는 비오는 종로 거리를 우산도 안받고 혼자 걸었네 우연히 마주친 동창생 녀석이 너미쳤니 하면서 껄껄 웃더군 그건 너 그건 너 바로 너 때문이야 그건 너 그건 너 바로 너 때문이야 전화를 걸려고 동전 바꿨네 종일토록 번호판과 씨름했었네 그러다가 당신이 받으면 끊었네 왠일인지 바보처럼 울고 말았네 그건 너 그건 너 바로 너 때문이야 그건 너 그건 너 바로 너 때문이야 그건 너 그건 너 그건 너~
어제내린비 / 윤형주 어제는 비가 내렸네 키 작은 나뭇잎새로 맑은 이슬 떨어지는데 비가 내렸네 우산 쓰면 내리는 비는 몸 하나야 가리겠지만 사랑의 빗물은 가릴 수 없네 사랑의 비가 내리네 두 눈을 꼭 감아도 사랑의 비가 내리네 귀를 막아도 쉬지 않고 비가 내리네 눈물같은 사랑의 비가 피곤한 내몸을 적셔다오 조그만 길가 꽃잎이 우산없이 비를 맞더니 지난밤 깊은 꿈속에 활짝 피었네 밤새워 창을 두드린 간절한 나의 소리여 사랑의 비야 적셔다오 사랑의 비야 적셔다오
바보 / 윤형주 오랫만에 그녀가 보내온 짧다란 사연 하나 이젠 다시 볼수가 없어요 당신을 떠나갑니다 설마 나를 두고 갈까 다신 못만날끼 네가 그렇게도 좋아 이세상이 모두 네거 같다더니 하고픈 말 아직도 많은데 언제나 전해줄까 바보같이 눈물이 뺨위로 자꾸만 흘러내리네
미운사람 / 윤형주 이제는 우리가 이별을 할 시간 아 미운 사람 그러나 우리는 사랑을 했는데 아 미운 사람 그렇게도 다정했는데 그렇게도 행복했는데 멀리멀리 헤어진다면 서러운맘 어이달래나 눈물을 감추려 애를 써봤는데 아 미운 사람 눈물을 감추려 고개를 떨궈도 아 미운 사람* 다시는 그 사람 생각을 않으리 아 미운 사람 그러나 또다시 눈앞에 보이는 아 미운 사람
라라라 / 윤형주 조개 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 불가에 마주 앉아 밤새 속삭이네 저 멀리 달그림자 시원한 파도 소리 여름 밤은 깊어만 가고 잠은 오질않네 아침이 늦어져서 모두들 배고파도 함께 웃어가며 식사를 기다리네 반찬은 한두가지 집생각 나지마는 시큼한 김치만 있어줘도 내게는 진수성찬 밥이 새까맣게 타버려 못먹어도 모기가 밤새 물어도 모두들 웃는 얼굴 암만 생각해도 집에는 가야 할텐데 바다가 좋고 그녀가 있는데 어쩔수가 없네
미인(美人) / 고은 신주문(神舟紋)의 구리거울 뒤쪽에 궁녀 삼매화(三昧華)의 얼굴이 방금 죽었다가 살아난 듯이 은은하게 비치자 그녀는 그 거울을 놓아 버렸다. 정작 거울을 들여다 볼 한동안은 그때부터인 셈이다. “예쁘다는 것, 이게 뭐야.” 그녀는 중얼거렸다. 매달린 거울은 거울 자체가 듬직한 추가 되어서 곧 제자리의 허공에 드리워졌다. 아름다운 얼굴이 없어졌다. 드리워진 구리거울 두 개 중의 하나다. 언젠가 늙은 환관(宦官)이 왕비에게 전갈이 있어 황급히 마루에 오르다가 거기에 이마를 받은 일도 있었다. 내전 영화전(迎和殿) 뜰에는 흰 모란이 넘치도록 피었다. 그것은 꽃이라기보다 차라리 장원정(長源亭) 시회(詩會)에 실어 간 술이었다. 꽃이 그렇게 술로 취했다. 모란 향기는 영화전 담 너머 큰 화단에..
사랑이야 / 송창식 당신은 누구시길래 이렇게 내 마음 깊은 거기에 찾아와 어느새 촛불하나 이렇게 밝혀 놓으셨나요 어느 별 어느 하늘이 이렇게 당신이 피워 놓으신 불처럼 밤이면 밤마다 이렇게 타오를 수 있나요 언젠가 어느 곳에 선가 한번은 본 듯한 얼굴 가슴속에 항상 혼자 그려보던 그 모습 단 한번 눈길에 부서진 내 영혼 사랑이야 사랑이야 음 당신은 누구시길래 이렇게 내 마음 깊은 거기에 찾아와 어느새 시냇물 하나 이렇게 흘려 놓으셨나요 어느 빛 어느 바람이 이렇게 당신이 흘려 넣으신 물처럼 조용히 속삭이듯 이렇게 영원할 수 있나요 언젠가 어느 곳에 선가 한번은 올 것 같던 순간 가슴속에 항상 혼자 예감하던 그 순간 단 한번 미소에 터져 버린 내 영혼 사랑이야 사랑이야 음